インタビュー Interview
Q1. 선생님은 왜 일본미대로 유학을 결심하셨어요?
저는 다른 친구들보다 늦은 시기에 미대를 지망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수능 성적에 맞춰 대학에 진학하여 정보전자를 전공하고 있었지만, 당시 제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해 주어진 것에만 최선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그 시기 제 죽마고우가 일본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어 방학 때 놀러 가게 되었는데, 친구가 다니고 있던 학교가 바로 현재 제 모교가 된 무사시노미술대학이었습니다. 미술이라 하면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밖에 생각이 이어지지 않았던 제게, 미술이란? 나아가 예술이란 이렇게 큰 영역에 걸쳐 있다는 것을 당시 학교를 구경하면서 크게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학교 안에서 자유롭게 자신의 작업을 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막연하게 “나도 이 학교에서 공부하고 싶어!”라는 목표로 세우게 되었던 것입니다. 본래 무언가를 하고자 했을 때 두려움이 없는 편이라,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보단 내가 할 수 있는 미술은 무엇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나 손으로 만드는 건 좋아하는데 이걸 살릴 수 있는 것은 없을까? 하며 시작하게 된 것이 제 일본미술대학의 시작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Q2. 일본미대에서 얻은 것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
건축에서 공예공업으로 전과를 한 이유도 그만큼 제가 추구하는 표현 방법이나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배움에 대한 제 욕구일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그것을 가능하게 해준 것이 일본미술대학의 교육 덕분에 더욱이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생각합니다. 미술에 대한 기본 지식이나 정보가 없더라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타 전공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갈 수 있는 커리큘럼은 본인이 목표하고자 하는 분야 외에도 다채로운 예술 영역의 종류와 관계성을 연관 지어 관심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한 교육을 지도하시는 교수님과의 관계도 교수와 학생이라는 위치보다 친한 선배와 같은 분위기로 다가왔습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 이야기할 순 없겠지만, 적어도 제가 마주했던 교수님들은 모두 진지하게 제 방향을 같이 고민해 주시고 가까이서 도와주셨습니다. 배움에 있어 교수님마다 자신들의 색이 뚜렷하신 분들도 계시지만, 아직도 자신의 일처럼, 작업처럼 적극적으로 이끌어주신 교수님들이 인상 깊게 남아있습니다. 교육 외에도 학교 안에 동기들과 나이를 떠나 친구이자, 같은 목표를 바라보는 디자이너이자, 작가로서 서로 선의의 영향을 주며 저만의 작업 방향을 잡을 수 있었던 시간이 되어주었습니다. 특히 일본이라는 나라가 예술이 가진 영향력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나라에 직접 살아보면서 학교의 교육 외에도 생활 부분에서 밀접하게 연동되어 시시각각 느낄 수 있던 것도 가장 큰 배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Q3. 일본 <OKAMURA; 오카무라> 라는 인테리어 및 건축 계열 대기업에서 일을 하셨었는데, 어땠나요?
오카무라는 오피스, 교육, 문화, 복지, 상업시설 등 우리 삶에 다양한 형태로 존재하는 공간을 만들고 제안하는 곳입니다. 공간 설계뿐만 아니라, 그 안에 들어가는 제품들까지 만드는 곳이지요. 제가 소속되어 있던 work space design 부에서는 수많은 기업, 지자체 등의 오피스 환경을 의뢰받아 그곳의 방향과 이념을 살려 직원들을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솔루션 함으로써 단순히 일하는 공간에서 멈추지 않고, 보다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법까지 제안하는 곳입니다. 그런 오카무라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제가 취업 활동을 할 때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단순히 외국인이 아니라 디자이너로 존중받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내정식 때 인사부장님께서 저에게 해주신 말씀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당신을 뽑은 이유는 같이 일하면 즐거울 것 같아서입니다. 당신의 능력이 빛나도록 하는 건 오카무라가 할 일이지요.> 이 말씀 덕분에 왜 나를 뽑았을까, 나의 어떤 비전을 보신 걸까 하며 쌓아 올린 부담이라는 벽을 깨부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1년 차부터 공간디자이너로서 필요한 체계적인 연수들을 받으며,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을 하고, 실제 사회 초년생들은 쌓기 힘들다는 경력을 1년 차부터 투입되어 고객의 니즈를 듣고 제안하는 일부터 다양한 업무를 바로 맡을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인 작업에 몰두하기 위해서 오카무라를 그만두고 나서도, 모든 디자이너들 앞에서 이야기했던 말은, 대학을 다녔던 4년보다 짧지만 오카무라에서의 생활이 더 강하게 남아있다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저에겐 디자이너로서의 배움은 물론, 지금까지 달려온 저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던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Q4. 앞으로 만나게 될 많은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일본 미대 진학도 그렇고, 일본에서의 취업도 그렇고 사실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소개한 제 취업 내용처럼, 본인이 가지고 있는 능력보다 크게 고려되는 것이 그 사람의 모습이라는 것을 감히 제 경험을 통해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 미대의 교수님들도 그림을 잘 그리는 친구를 기다리고 계신 것이 아닌, 같이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는 친구를 기다리고 계신 것만 이해한다면, 즐겁게 준비할 수 있는 게 일본미대입시 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미술의 美에는 정답이 없듯, 내가 느끼는 것을 어떠한 방식으로든 풀어보고 싶다는 마음만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니, 가벼운 발걸음으로 몽뜰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저를 포함한 일본미대의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계신 작가 선생님들과 단순히 입시를 위한 경주가 아닌, 내 미술과 예술관의 시작점을 같이 열어가는 시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늦은 시기라고 생각하여 시작을 두려워하시는 분들도 혹시 계시다면 저를 보시고 작은 희망을 피우실 수 있으시면 더 바랄 게 없겠습니다.
Education
2015
2017 - 2019
2019 - 2020
무사시노미술대학 건축학과 입학
무사시노미술대학 공예공업디자인학과 목공전공 전과 졸업
(주) OKAMURA 워크스페이스 디자인부
스페이스 디자이너 근무
2020 - 2022
일본미대 입시전문 학원 전임강사 근무